은퇴를 3년 앞둔 직장인의 배짱: S&P500은 나의 뼈대다
"지금 주식 비중이 그렇게 높아서 되겠어요? 곧 은퇴라면서요."
은퇴를 불과 몇 년 앞으로 앞둔 시점이 되자,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부쩍 우려가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기 은퇴라는 이정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는 있지만, 자산의 대부분이 주식, 그것도 변동성을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미국 지수형 주식에 묶여 있으니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폭락장이 찾아오면 어쩌려고 저렇게 태평하냐는 질문들이 꼬리를 룹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 흔들리는 대신, 조기 은퇴의 이정표를 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내 계좌의 뼈대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내 투자의 중심에는 S&P500이 있고, 이것은 내 은퇴 여정을 지탱하는 가장 견고한 주춧돌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은 주식만 보지만, 나는 계좌의 역할을 봅니다"
남들의 눈에는 내 자산이 그저 '언제 반토막 날지 모르는 위험한 주식 덩어리'로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이토록 평온할 수 있는 진짜 이유는, 내 계좌들이 철저하게 시스템적으로 쪼개져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의 바구니에 무턱대고 돈을 담지 않았습니다. 내 포트폴리오는 일반 자산 계좌, 퇴직연금 IRP, 그리고 연금저축계좌로 단단하게 삼분할되어 있습니다. 은퇴 직후 당장 꺼내 써야 할 돈의 길목과, 10년 뒤 혹은 고령이 되었을 때 꺼내 쓸 장기 자금의 길목을 미리 정교하게 분리해 둔 것입니다. 역할이 명확히 나누어진 시스템 안에서는 당장 내일 폭락장이 온다 해도 내 삶의 안전벨트가 끄떡없이 채워져 있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산의 상당 부분을 달러 기반의 미국 지수에 배치함으로써,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에 대한 강력한 방어막까지 동시에 구축해 두었습니다. 남들이 차트의 빨간 불과 파란 불에 일희일비할 때, 나는 이미 완성해 둔 요새 안에서 평온을 누릴 뿐입니다.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을 뛰는 배짱
투자를 하면서 리스크를 전혀 지지 않겠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장기적인 복리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거친 파도와 변동성 정도는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오랜 투자 지론입니다.
사람들은 자꾸 오늘 내일의 주가로 '이겼다, 졌다'를 따지며 조급해하지만, 나에게 이 투자는 은퇴 후 20년, 30년 너머까지 달려야 하는 긴 마라톤입니다. 지난 수십 년의 자본주의 역사가 증명해 온 미국의 장기 우상향 데이터를 믿는다면, 오늘 날씨가 좀 궂고 비가 내린다고 해서 달리기를 멈출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시장의 단기적인 노이즈를 걷어내고 역사적 평균 수익률을 온전히 내 것으로 가져갈 수만 있다면, 내 계좌는 은퇴 후 내 삶을 평생 지켜줄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될 것입니다.
25일 월급날에 주식을 기계적으로 사버리고 스마트폰을 주머니 깊숙이 넣었던 지난날의 마음가짐처럼, 은퇴를 눈앞에 둔 지금의 배짱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나에게 S&P500이라는 확실한 뼈대가 있는 한, 시간은 결코 나의 적이 아니라 가장 든든한 아군입니다. 시장은 알아서 일할 것이니, 우리는 그저 단단한 계획 위에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내면 됩니다.